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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잇는 새로운 미학 투영 (한국섬유신문)

06.17.2013

동·서양 잇는 새로운 미학 투영 (한국섬유신문)

동·서양 잇는 새로운 미학 투영
(한국섬유신문 2013년 6월 17일)

서양 명품백을 전통 규방공예로 유쾌하게 풀어
조명희 K.팝쿠튀르 핸드백 전시 시선집중

“백은 더 이상 무엇을 나르는 도구가 아니다. 백은 여성의 로망이자 삶까지 담겨있다. 백을 소재로 다룬 이번 전시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을 모던화 할 수 있는 마음을 여는 가장 근본적 과정이라 판단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조명희 씨<사진>의 말이다.

강남구 신사동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5층, 10평 남짓한 전시관에 외국인을 포함한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패션큐레이터 김홍기씨의 설명에 따라 관람객들은 한 작품 한 작품 이동해가며 귀를 귀울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조명희 씨 또한 방문객들을 일일히 인사하며 맞이하고, 부가설명을 곁들였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8일 까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명희가 기획한 전시로, 동과 서를 있는 새로운 미학을 핸드백에 집중 조명시켰다. 

‘팝쿠튀르’란, 재단기술을 의미하는 ‘쿠튀르(Couture)’에 ‘팝(pop)’을 붙여 서구의 명품백에 한국의 오트쿠튀르 기술(규방공예)를 이용해 현대적이고 유쾌하게 풀어보려는 기획의도가 담긴 단어다.

총 7점의 독창적으로 리폼한 전시품들을 투명 아크릴 박스 안에 전통 주방 소반으로 바쳐 이색적으로 디스플레이했다. 전통(소반)과 현대(아크릴)의 만남을 뜻한다. 또한, 전통 공예기법과 재해석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제작과정을 영상자료에 담아 전시실에서 상영했다.

조명희 씨를 통해 전시 기획 취지 및 관람객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요즘 명품에 대한 맹목적인 세태가 대두되고 있는데, 명품은 그 제품의 ‘가치’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가치’는 디자인, 품질, 필로소피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지 가치가 아닌 단순 그 이름만으로 추종하는 것에서 그만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서도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죠. 대중들이 전통과 현대를 구분 짓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 전통에서도 얼마든지 현대적인 것을 끌어 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죠”라고 전했다.

또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역사와 끊임없이 대화해야한다’는 것이에요. 쉽게 말해 전통과의 소통이죠. 분명한 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옛 것을 배우고 알아야 새로운 것을 더 훌륭하게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 강조했다.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최혜승 기자 seung@ktnews.com


# 7가지 가방들 설명 (위 사진)

-*바느질로 그린 그래픽
견고한 특수 우레탄 위 그래픽 작업하듯 선(실)을 놓았다. 보라 노랑 파랑 빨강 분홍 초록색의 실로 원뿔과 삼각형 등 우리 전통 형상을 전통 누빔.

-*맺고 푸는 선의 드라마
쌈지 형태의 틀에 5가지 실을 가마술 처리방식으로 배색 혹은 통일.
서양의 레이어드 룩처럼 삼단계로 짜 움직임에 따라 장식술이 흔들리게      제작했다. 골무 프레임 안에 가죽을 하나씩 잘라 붙여 <규중칠우쟁론기> 속 골무, 감토부인을 형상화했다.

-*무지개를 누비다
샤넬의 2.55 핸드백을 색실누빔으로 리폼. 무명 위 한지를 꼬아 길(바느질 할 수 있는)을 내고 비닐을 씌워 7가지 색실로 한땀한땀 떴다. 이 7가지 색은 팝아트적 색채를 이용해 현대적인 미감을 더했다.

-*아톰을 그리는 독특한 방식
디올 빈티지 컬렉션 백 위 팝아트스트 이동기씨의 시그너처 ‘아톰’(호랑이의 얼굴로 변형한 아톰) 전면에 씨앗수 기법으로 채웠다.

-*인간을 비추는 조각보
서양 가죽에 우리 색감을 입혀 놀이처럼 구성했다. 투명 가방 안에 갖가지 색깔의 가죽 조각들이 보자기처럼 구성돼 보인다.

-*가까이 하면 보이는 것들
에르메스 투명비닐 소재 가방에 아이패드 케이스를 결합한 사첼백. 아이패드 케이스 위에 조각보를 확대해 프린트로 찍었다. 조각보를 구성하는 조직들과 조각 사이를 연결하는 바느질의 시침선이 보이게 하기 위해 투명한 우레탄 안에 배치했다.

-*침선, 미래와 현재를 잇는 척추  
파이톤 뱀피와 투명비닐을 바느질로 연결, 뱀피와 뱀피를 실패로 연결했다. 뱀피와 비닐은 서양, 실패는 동양으로 이들을 연결한 것이 융합을 상징. 오렌지색 테두리 가방의 실루엣은 여성의 가는 허리 모습이다. <규중칠우쟁론기>의 바늘, 세요각시를 형상화했다. 오방색 실을 감은 실패는 연결고리이자 포인트로 디자인했다.

전통 되살림

06.16.2013

전통 되살림

[Editor’s letter] 전통 되살림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 제327호 | 20130616 입력
 
11일 저녁 조선호텔에서 열린 예올 후원의 밤 행사에서는 ‘부여, 지역문화 싹 틔우기 프로젝트’ 전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백제의 옛 서울이 품었던 풍부한 지역 문화유산을 되살려보자는 시도였죠. 전통문화후원재단 예올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디자이너 시로타니 코우세이와 함께 엮어낸 결과물이었습니다. 회화·목공·도자 세 분야로 나누었는데, 회화는 백제 토기나 청동기에 새겨진 문양에서 찾아낸 이미지를 천연 염료로 그려냈죠. 못을 쓰지 않고 끼워 만드는 전통방식 ‘짜임’ 기법으로 만든 나무 컵받침 세트와 책 거치대, 부여 흙으로 단벌소성해 만든 자기 사무용품도 제법 쓸 만해 보였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신사동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에서는 ‘K. 팝쿠튀르’전시가 개막했습니다. 재단기술(쿠튀르)을 대중적(팝)으로 유쾌하게 접근해보겠다는 시도였죠. 유럽에서 활동하던 핸드백 디자이너 조명희씨가 자수·매듭·누비 등 전통 규방의 솜씨를 명품백으로 풀어냈습니다. 에르메스 투명비닐백 속에 조각보 지갑을 넣거나 샤넬 2.55 핸드백을 색실누빔 바느질로 리폼해 선보였습니다. 

전통을 현대에 되살리는 작업에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단절돼 가던 조상의 솜씨를 이렇게 잇고 새로운 미감까지 덧붙이기 시작했다는 안도감이랄까. 30세기 후손들로부터 “21세기 조상들은 도대체 뭐했나 몰라”라는 푸념은 듣고 싶지 않거든요. 
출처-중앙선데이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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